안녕하세요.
현재,외환시장에서는 흥미로운 흐름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바로 원화와 위안화 환율이 전례 없이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통화는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높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재선 유력 시점부터 본격화되었는데요.
이후 시장에서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며 외환시장의 민감도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대선 전후의 시기적 맥락을 중심으로, 원화와 위안화가 왜 이렇게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그 정치적 배경, 경제적 연결성, 그리고 외환시장 구조적 요인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재선이 환율에 미친 파장
원·위안화 환율, 왜 이렇게 같이 움직였을까?
1. 트럼프 2기 당선 전후, 동조화가 왜 강화됐을까?
2024년 10월 중순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원/달러와 위안/달러 환율이 거의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재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두 통화 모두 빠르게 약세를 보이며 달러 강세에 밀려나는 모습이 뚜렷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전 임기에서 미중 무역전쟁, 고율 관세, 자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였던 인물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그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미중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형성되었고, 중국뿐 아니라 중국과 밀접한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통화인 원화도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특히 이 시기 외환시장의 원화-위안화 상관계수는 0.9를 상회하며 매우 높은 동조성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 미달러 강세와 글로벌 자본 흐름의 영향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시장은 재정지출 확대, 보호무역 강화, 금리 불확실성 재부상 등의 요소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달러화는 글로벌 기준통화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며, 자연스럽게 원화와 위안화는 약세 압력을 받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는 여전히 관리변동환율제 하에 있지만, 최근 중국 내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과의 통상 긴장 재부상 등으로 인해 심리적 불안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한국의 원화 역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입, 무역대금의 달러 의존도, 그리고 국내 기준금리 차이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달러 흐름에 크게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외환시장 구조는 달러화 중심의 반응 체계로 작동하고 있으며,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화와 위안화는 나란히 약세로 움직이는 구조적 동조화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3. 구조적 요인: 한중 경제 연결성과 외환시장 메커니즘
한중 양국은 무역 구조가 매우 유사합니다. 두 나라는 모두 수출 중심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높습니다. 특히 부품·중간재 공급망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 변화에 대한 반응도 매우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외환시장 거래 관행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외환시장에서는 미달러를 중개통화로 사용해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원화와 위안화가 직접 교환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KRW→USD→CNY의 경로를 따릅니다. 이처럼 달러를 중심으로 한 간접 거래 구조는 환율 변동의 ‘연쇄 반응’을 유도하게 됩니다.
게다가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알고리즘 기반의 자동매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들은 비슷한 매크로 뉴스(예: 트럼프 재선, 미중 무역 갈등 등)에 반응하며 유사한 매매 신호를 동시에 실행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원화와 위안화는 더 동조화된 흐름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정치가 환율을 바꾸고, 구조가 그것을 유지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원화와 위안화가 거의 동시에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복합적인 경제·정치 요인이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재선이라는 정치적 충격, 미달러 강세라는 금융시장 반응, 그리고 한중 경제의 긴밀한 연결성과 외환시장 구조적 특성이라는 기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 환율의 동조화 현상을 다시 관찰해본다면, 우리는 외환시장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